1976년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시절, 바른 농사를 짓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정농회를 통하여 유기농업을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에 일본 견학을 갈 기회가 생겼는데, 아와지시마라는 섬을 방문했을 때, 일생을 통하여 농약에 오염된 농산물을 먹은 원숭이들이 신체적 기형을 갖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농약으로 인한 피해는 원숭이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 다가오고 있는 불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생을 바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겨났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을 설득하여 적은 면적이나마 유기농업을 시도하게 되었다. 이웃들에게도 환경보전 농업만이 우리의 땅을 살리는 길이요 이 땅의 사람들을 살리는 일이라고 여러 번 권유했지만, 소출 면에서 모든 조건이 열악했기 때문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신념을 갖고 포기하지 않았다. 논농사에 있어서 제초작업이 가장 힘이 드는데 일일이 인력으로 해야 했기에 노동력이 너무 많이 들어가 넓은 면적으로 확산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1993년도에 풀무학교의 은사님을 통하여 오리농법을 소개받았다. 인력에만 의존하던 제초작업을 오리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게 됨으로써 경작면적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오리농법을 주위의 농가로 확산하는 데는 한 가지 문제점이 남아 있었다. 처음 시작할 때, 오리막사를 지어야 하고 망을 설치해야 하는가 하면, 오리를 구입하는 등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었다. 이런 고민을 농업기술센터에 알려 도움을 청하였다. 그래서 1993년 9,000평에 오리농법을 시행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받게 되었다. 자재비와 오리 값을 포함하여 2백만원이었는데 이것이 우리 마을이 받은 최초의 지원으로 오리농법을 확산시켜 나가는 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
첫해에 좋은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이를 지켜본 많은 농가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94년도에는 19농가가 31,900평의 단지를 조성하여 오리농법 작목반을 결성하였다. 이후로 해마다 많은 농가들이 참여하여, 2001년에는 홍성 일대 173농가가 42만평에 농약과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환경보전 농업을 실시했다. 2002년 올해에는 430 농가(115만평 규모)가 참여했다.
이렇게 오리농법이 확산된 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1995년도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흑향미로 인하여 재배농가의 소득이 눈에 띄게 높아지게 된 것이었다. 사실 벼농사는 다른 농사에 비해 특히 소득이 많지 않은 작목이다. 더욱이 유기농업은 사람의 노력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급속한 확산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흑향미 재배는 시기적절하게 도입되어 오리농법의 확산을 도왔다고 할 수 있다.
한편, 94년에는 처음으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토양검사, 수질검사, 농약잔류검사를 거쳐 무농약 품질인증에 합격했다. 98년부터는 유기재배 단체 인증을 받아 현재 연간 5만여 가마의 유기농 벼와 무농약 벼가 홍성에서 생산되고 있다.
연도 | 쌀생산면적 | 금액 | 판매방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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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 | 8만평 | 흑향미 | 5억 | 7억 | 100%계약재배 |
일반 | 2억 | ||||
1999 | 15만평 | 흑향미 | 6억 | 12억 | 100%계약재배 |
일반 | 6억 | ||||
2000 | 20만평 | 흑향미 | 7억 | 15억 | 100%계약재배 |
일반 | 8억 | ||||
2001 | 42만평 | 흑향미 | 7억 | 19억 | 100%계약재배 |
일반 | 12억 | ||||
2002 | 115만평 | 흑향미 | 7억 | 50억 | 100%계약재배 |
일반 | 43억 |
인증조건 | 농가수 | 재배면적 | 품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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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농약, 유기재배 | 430농가 | 115만평 | 일미, 추청, 흑향미, 찰벼 |
오리농법이 확산되고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생산량도 증가하게 되자, 판로 문제가 대두되었다. 농협을 설득하여 계약재배가 성사되었고 이로써 생산자와 농협간의 신뢰가 쌓이게 되었음은 물론이요, 농협과 현찰 거래를 성사시킴으로써 그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뤄진 외상판매로부터 농민을 보호하게 되었다. 한편,1996년부터 벼를 수매할 때 한 사람도 빠짐없이 가마당 소정의 마을 환경기금을 떼었다. 그 돈이 적립되어 4,500만원이 되었다. 이 기금은 생산자뿐만 아니라 도시의 소비자,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 쓰여 지길 바랐다. 특히 바른 환경과 바른 먹을거리를 위한 교육을 위해 쓰고자 하였다.
이러한 바람은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환경농업교육관을 짓기로 주민들과 협의하고 정부에 우리의 계획안을 제출하여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적립된 기금으로 회관 부지 3,000평을 공동 구입하였고 흙벽돌 3만2천장을 손수 찍어 준비했다. 드디어 2000년 6월에 환경농업교육관이 착공되었고 12월에 준공되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마을운동이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마을운동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한데, 우리 마을은 녹색연합에 이러한 우리의 뜻을 알렸다. 그래서 녹색연합과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도움으로 「21세기 문당리 발전 백년 계획서」가 만들어졌고 2000년 12월 환경농업교육관 준공식과 함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해마다 환경기금을 마련하여 환경 보전하는 일에 앞장설 것이다.
농촌의 환경오염 문제와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 문제를 생산자인 농민뿐만 아니라 소비자인 도시민들도 함께 참여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 아래, 우리 마을에서는 "도농일심 함께 짓는 농사 - 오리입식 행사"를 열고 있다. 95년 "오리를 보내주세요" 라는 신문기사가 처음 나가자 250여 소비자가족이 1만여 마리의 오리를 구입할 수 있도록 2천만원을 후원해 주었다. 그해 6월 6일에 오리를 보내준 도시민들 500여명을 초청하여 직접 오리를 논에 넣게 하였고 또한 가을 수확철에는 수확현장에서 농민들과 더불어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고 메뚜기 등을 잡는 행사를 벌여 농촌과 도시의 풋풋한 정을 쌓았다.
이 행사는 해마다 계속되고 있는데, 자녀들에게 환경을 지키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올해에는 1,000여명의 도시민이 참여했고 이들은 수시로 전화와 편지로 관심과 격려를 보내오고 있다.
문당리 마을은 백년 계획을 통하여 생명 및 환경산업으로서의 농업의 가치를 높이고 농업을 통한 다양한 소득원 창출과 유통망을 개선하며, 아울러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활환경도 환경친화적으로 복원할 것이다. 이 계획은 농촌의 환경 복원이 우리 국토의 환경보전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함을 보여 줄 것이다.
사업별 내용은 크게 ①넉넉한 문당리 만들기, ②오손도손한 문당리 만들기, ③자연이 건강한 문당리 만들기, ④자연과 조화되는 문당리 만들기이며 세부적인 계획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오리농쌀을 특화시키고 문당한약원, 문당한우원, 종합가공장 등을 운영하여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한다. 도시와 농촌간의 다양한 교류를 가지며 마을공동으로 소득을 관리한다. 환경농업교육관을 통해 평생교육의 기회를 갖게 한다. 둘째, 농업박물관을 건립하고 대장간 등을 복원하여 운영하며, 귀농인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 나눔의 집을 통하여 공연, 문화행사 등을 가지며 평생의료 체계를 확보한다. 정보화시대에 맞춰 마을을 정보 네트워크화한다. 농촌주부들을 위해 공동식당을 운영하여 두레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게 한다. 셋째, 작은 하천, 농수로 등을 살리고 삽교천 유입구의 정화력을 높여 자연형 삽교천을 만든다. 숲을 가꾸어 녹색휴양림으로 활용한다. 토양미생물 자연정화시설을 만들어 지역생태계를 살린다. 넷째, 태양열, 바이오가스, 태양광 등 자연에너지를 이용한다. 자연소재로 집을 짓는다. 빗물을 이용하고 자연정화 연못을 만들어 물이 순환할 수 있게 한다. 쓰레기분리 수거와 재활용, 생태적인 화장실을 만들어 쓰레기 없는 마을이 되게 한다. 마을의 상징목, 상징화, 정자목을 심고 담장을 녹화하고 마당을 가꾸어 풍경이 아름다운 마을이 되게 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환경농업교육관은 환경보전 농업으로 땅과 먹을거리를 지키고 있는 홍성 지역을 환경보전 농업의 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해 설립하였다. 우선, 홍성 지역민에게는 마을 단위의 공동체 의식을 확고히 심어주고 각종 문화생활을 영위하게 하려 한다.
환경농업교육관의 강당은 80평의 황토 흙벽돌 건물로서 마을 회관, 마을 예식장, 농업단체의 사무실, 어린이들의 환경교육장 및 농민 교육장, 우리 춤 교실, 한글교실, 풍물강습 등 각종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쓰인다. 그리고 90평의 숙소 역시 황토 흙벽돌 건물로 도시에서 친척들이 방문했을 때 잠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식당은 80평 규모로 가족 친지의 예식, 잔치 등을 치를 수 있고 농번기 때는 주민들이 공동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 논밭에서 일을 하다가 식사 준비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이밖에도 환경농업 서적, 전통서적, 지역 역사 서적, 농업 관련 서적 및 교양서적을 비치한 도서실을 꾸며 주민들의 교양 수준을 높이고 야간에는 학생들의 야간 공부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지어진 농촌생활 유물관은 60평 규모로 건립되었다. 홍성 지역에서 사용했던 생활용품이나 농기구들 위주로 현재 2,000여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이것들을 전시하여 어린이들에게는 조상들의 삶의 모습과 지혜를 알게 하고 성인들에게는 고향의 향취를 느끼게 하며 외부인들 에게는 지역의 특성을 이해시키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한의사가 상주하는 한약원을 설치, 지역에서 유기 재배되는 한약재로 의료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현재 준공된 찜질 방을 효과적으로 가동하여 지역민의 건강증진을 도모할 것이다.
홍성을 방문하는 다른 지역의 생산자, 소비자, 어린이, 공무원들에게 환경의 중요성과 환경보전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나가는 데 있어서 환경농업교육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환경농업교육관의 숙소는 각종 단체의 연수 및 견학 방문 시 숙식처와 회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식당에서 유료로 제공되는 식사는 ,가능한 한 우리 마을에서 생산한 유기농산물 위주로 준비하되 전통방식으로 조리하여 우리 농산물과 전통 음식의 홍보를 겸하고자 한다.
또한 환경농업교육관 근처에 토끼, 토종닭, 염소 등 가축을 기를 수 있는 사육장을 마련하여 도시의 아이들에게 동물을 관찰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할 것이며 텃밭에 각종 유기농 야채를 심어 농사체험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려 한다. 이와 더불어 한용운 생가, 김좌진 생가, 성삼문유허비, 용봉산, 최영장군 의사총, 홍성온천 등 홍성의 문화유적과 관광자원을 소개하고 탐방 기회를 갖게 함으로써 홍성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관광홍보의 장이 되게 할 것이다. 이것은 홍성이 지닌 지역적 가치를 널리 알림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간 정보격차 발생으로 인한 지역간 불균형 해소 및 정보소외계층의 정보생활화를 위한 기회 확대의 필요성으로 정보화시범마을로 2002년 6월 문당리 환경농업마을이 선정된 이래, 2006년, 2011년 정보화 우수마을 선정되는 등 정보화 마을 주민의 자긍심 고취 및 정보화 공감대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