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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라고 해서 그 역사가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움직인다.
평생 읽지도 못할 만큼 어마어마한 역사서들이 존재하지만, 과거는 아직 감추어진 이야기들도 많이 남아 있다.
숨겨진 진실이 드러날수록 과거는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추측이 맞아 진실로 인정받거나 허무맹랑한 소리로 버려진다. 우리는 지금도 끊임없이 비어있는 퍼즐 조각을 찾는다.
그것은 여기 홍성도 해당된다. 계속해서 천 년 홍성의 이야기를 찾고 저장한다.
홍주성은 현재 돌로 만들어진 석성이지만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 흙으로 만든 흙성이었다.
조선 시대 세종 때 흙성이었던 이곳을 석성으로 개축한 것이다. 이 사실은 지난 2007년, 홍주성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홍주성 의병공원 조성부지를 발굴조사하던 중 홍주성역사관 남쪽에서 토성유적이 발견되며 알게 되었다.
다른 모습의 홍주성 존재를 알게 된 것이다. 토성이었던 때는 홍성이 운주로 불리던 고려 시대로 밝혀졌다.
토성의 둘레는 약 500m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토성은 홍주성 역사관 쪽으로 이어져 있다.
홍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고 싶다면 천 년 홍성을 꿰뚫고 있는 홍주성 역사관으로 가면 된다.
홍주성 역사관은 전시된 내용도 친절하고 알차지만 외관도 훌륭하다. 역사관이 있는 자리는 과거 홍주의 관아였던 안회당과 송림 사이 정원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여기를 터로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헤치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1층과 지하 2층으로 땅에 묻히듯 낮게 지어져 주변 환경과 자연스레 어우러져 있다. 현대식 건물처럼 높게 솟아 있다면 홍성에 있어 얼마나 흉물이었겠는가.
이처럼 뒤로 보이는 송림과도 조화롭게 역사관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지하라고 해서 전시를 관람하는 데 있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지하임에도 자연채광과 공기가 통하도록 하여 지상과 같은 쾌적한 관람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1층에는 체험학습실, 자료보관실, 기획 전시실 등이 있고, 지하 1층에 전시홀 2개와 상설 전시실이 있다. 지하 2층은 문서고와 각종 기계실로 되어 있다.
사관은 ‘천고낙지의 땅 홍주‘를 주제로 홍주의 역사를 보여준다. ‘천고낙지‘는 하늘에서 북이 떨어진 천혜의 명당이라는 뜻으로 그래서인지 입구에서는 북이 있다.이 북을 치면 과거로 스크린이 켜지면서 홍주의 역사를 설명해준다.
전시관 내부로 가는 길은 살짝 경사가 져 있어 과거로 빨려가듯 지하로 자연스럽게 내려가게 한다. 내려가면서 홍성의 역사가 순차적으로 펼쳐진다.
내부에는 홍주성 복원 모형도가 마련되어 있다. 많은 것을 잃기 전 홍주성의 찬란하고 건강한 모습에 마음이 씁쓸해진다.
홍성은 천 년의 역사만큼이나 많은 훌륭한 인물들을 배출해 내었는데 최영, 김좌진, 성삼문, 한용운 등의 위인들을 소개하고, 홍성의 지역적 특색이 내포였기에 활발한 활동을 했던 보부상에 관한 이야기들도 재미있게 풀어 설명한다.
종교에 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불교, 동학, 천주교 박해 등에 관해서도 알기 쉽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 홍주의병들의 활동과 독립운동에 대한 자료들도 마련되어 있다.
그렇게 근대까지 많은 자료와 상징적인 표현들을 함께 열정적인 홍성 주민들의 애국정신을 보여준다.
홍주성역사관은 특별전으로 2015년 11월 10일부터 내년 4월 20일까지 손곡 이달의 작품들로 시화전을 연다.
홍성 황곡리에서 서얼로 태어나 벼슬에 오를 수 없는 처지를 비관하여 평생 떠돌며 시로 울분을 토해낸 비운의 천재시인이다.
그의 주옥같은 시는 홍성 출신 화가 오천 이환영 화백의 그림과 만나 아름다운 시화로 재탄생하였다. 그가 고향을 떠난지 벌써 400년이 흘렀다.
작품으로 고향에 돌아온 그를 반기는 듯 많은 사람이 전시장을 찾고 있다.
홍성의 역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1층에 마련되어 있는 자료실을 통해 지적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홍성의 유물과 유적에 관한 책부터 다양한 홍성에 관한 책들이 준비되어 있다.
어린이 두 명이 책상에 오손도손 앉아 홍성 잡지를 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그저 사진들을 보고 자세한 글을 읽지 않을지 모르지만, 고향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기특하다.
홍성은 천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사람은 백 년 이상 살기 어렵겠지만, 홍성은 더욱 오랜 역사를 갖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역사는 차곡차곡 모여 후대에 물려 지켜질 것이다. 그렇게 홍주성 역사관은 홍성의 대뇌 역할을 하며 영원한 기억저장소로 남아 있을 것이다.